해안선을 기준, 내륙의 개펄(염전이나 간척지 등)에서만 함초가 자생하는 반면 칠면초는 바다 쪽 개펄에서 자생합니다. 즉, 함초를 비롯한 나문재, 해송(갯솔), 해홍나물 등 내륙에서 자생하는 염생 식물들은 바닷물에 잠기면 고사하지만 유일하게도 보염성이 강한 칠면초는 바닷물에 잠겨도 끄덕없이 잘 자랍니다. 육지와 맞닿는 연근해, 민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지대의 개펄에서 자생하는 칠면초는 반 해초요, 반 육상식물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강화도, 영종도를 비롯한 해안가 일부 지역에서는 초가을에 칠면초의 씨를 받아 가정에서 콩나물처럼 싹을 틔워 나물로 이용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영종도에서는 함초는 섭취하지 않았으나 오래전부터 칠면초의 어린 싹을 주로 식용하였습니다.
전국 해안가에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나문재는 그 종류 또한 여러 가지라고 보여집니다. 바다와 육지가 맞닿은 지대에서 왕성한 번식력을 갖고 있는 게 바로 나문재입니다. 바다를 막아 간척지가 조성되면 가장 먼저 함초가 자생, 해를 거듭할수록 간척지 개펄의 염분이 낮아지면서 함초는 점점 소멸되고 나문재가 무수히 번식합니다.
자생하는 지역과 토양에 따라 바닥나문재(방석나물), 키큰나문재로 분류되지만 해송이나 해홍나물 등도 나문재의 일종 또는 변종이 아닐까 하고 자문해 봅니다.
※ 주의 : 나문재의 어린 싹은 식용이 가능함으로 요즘에도 나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문재는 성장하면서 독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주의가 필요합니다.
함초의 자생지를 살피기 위해 수년 동안 전국 해안가를 찾는 과정에서 해송과 해홍나물이라 불리는 염생 식물들을 관찰하게 되었는데 토박한 개펄의 토양에서 자라는 낮은 키(15~20cm)의 해송이 있는가 하면, 기름진 토양의 개펄에서 자라는 해송은 그 키가 무려 1m가 넘도록 자라며 바닥나문재, 일명 방석나물이라고도 불리는 식물도 자생지에 따라 그 크기가 각기 다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염도가 강한 염전 지대에서 바닥에 엎드려 생육하는 방석나물(바닥나문재)도 토양의 염도가 낮은 곳에서는 그 많은 가지를 펼치며 왕성하게 자라지만 습지대에서는 곧게 자라기도 합니다.
바닥나문재에 비해 키큰나문재는 6~7월이면 구별이 쉽습니다. 가장 줄기에 붉은 잎들로 감싸이며 키가 클 뿐만 아니라 줄기와 가지가 강하고 왕성합니다.
8~9월경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되는데 바닥나문재에 비해 씨방이 크고 5각형을 이루고 있는 등 그 크기나 성상이 바닥나문재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